[삼성화재배] 한국 3명, 중국 11명 '본선행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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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Dana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5-08-25 03:22본문
왕복 중국 3,000km를 운전해 여행한다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.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아내 말에 따랐다. 누군가 이미 앞서 낸 흔적을 따라가는 것일 뿐 사실상 새로운 길도 아니었다. 아내는 중국 사람들이 쓴 글을 참고해 경로를 짰다고 했다. 지금 살고 있는 선양을 기점으로 네이멍구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잘 나왔다고 했다. 네이버만 봤던 나보다 한 수 위였다. 우리는 선양, 우란하오터, 아얼산, 만저우리, 어얼구나, 하이라얼, 치치하얼, 창춘, 선양 코스로 11박 중국 12일로 다녀왔다. 하얼빈은 지난 7월에 다녀왔기에 뺐다.작년 여름휴가 때 캠핑했던 강원도 산골도 더 이상 더위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. 더위와 모기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. 이번 여행도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나 얼마나 더 시원할지 몰랐다. 6시간 운전해서 도착한 우란하오터의 저녁 바람은 다른 세상에 왔다는 환영 인사였다. 잘 왔구나 싶은 정도로 바람이 싸늘했다. 더 위로 올라갈수록 햇빛은 따가웠으나 건조한 날씨와 바람 덕에 쾌적하게 지냈다. 뻥 뚫린 초원 역시 시원했다.여행 일정, 숙박, 중국 체험 활동 모두 아내가 짰다. 처음부터 어디서 얼마나 있을지 계획해 가지 않고 상황에 맞게 호텔을 예약했다. 성수기라 방값이 조금 비쌀 뿐 방은 많았다. 500원 내외면 그럭저럭 괜찮은 호텔을 잡을 수 있었다. 처음 몇 군데는 한곳에서 2박을 해 여유롭게 휴가를 보냈다. 아무리 둘이 번갈아 하더라도 대여섯 시간 운전은 쉽게 지쳤다. 휴식을 취하는 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기에 서둘러 짐 싸는 일은 없었다. 초원 체험 활동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 중국 위주로 했다. 말타기, 초원 바라보며 그네 타기, 중, 러, 몽 국경 보며 회전 전동차 타기, 초원 레일 썰매 타기 등 아이들은 좋아했다. 갈지 말지 고민했던 어얼구나에서 별똥별, 은하수를 보는 행운도 있었다.열흘이 넘는 여행 내내 차 안, 숙소에서 거의 같은 공간에 있었다, 오랜 기간 기러기 생활하면서 동떨어져 있는 마음을 재확인했다. 별거 아닌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내는 볼 때 여전히 내게 화가 많이 나 있다는 걸 알았다. 이전 같으면 어찌해야 할지 중국 잘 몰랐으나 내가 쓴 글을 많이 읽었던 글쓰기 선생님이 조언한 것처럼 존중받을 자격을 내세웠다. 연락 없이 가족으로부터 이탈해 그 마음을 표현했다. 몸과 마음이 고됐지만 이로써 아내가 화내는 지점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. 첫째와 둘째 사이도 돈독해졌다. 학기 중에는 친구들과 노느라 동생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첫째는 게임을 매개로 둘째와 놀았다. 아이들 중국어 실력으로 어렵지 않게 여행했다. 체크인할 때 적극 통역해 줬던 둘째 덕을 봤다.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아내는 말했다. 낯선 중국 중국에서 일하면서 아이들까지 키우느라 바빴던 아내에게 밀려 사춘기를 미뤄야 했을 첫째가 표정이 밝지 않았다. 처음 집에 남겠다고 여러 번 말할 정도로 가기 싫어했다. 이번 여행에서 많이 웃었다. 사춘기가 잘 지나가길.여행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간접 흡연하는 거였다. 중국 사람들은 아직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.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 대던 20년 전 한국 모습 그대로였다. 그다음으로는 불편했던 건 호텔 이외에는 좌변기가 없는 화장실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. 험한 꼴을 많이 봤다. 한국에 중국 T맵이 있다면 중국에는 고덕지도(AMAP)가 있다. 맛집, 관광지, 내비게이션 등 평점도 같이 나와 있어 고덕지도는 훌륭한 여행가이드였다. 반면에 어얼구나에서 하이라얼 가는 길을 고덕지도 추천 길로 설정했더니 움푹 들어간 나쁜 길로 안내했다. 중국에서는 무조건 고속도로 등 관리가 되어 있는 길로 가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알았다. 아쉬운 점도 있었다. 여차하면 그늘에서 밥을 지어 먹을 생각으로 취사도구를 가져갔다. 하지만 초원에는 나무가 없었다. 천막을 가져갔더라면 그 밑에서 돗자리 펴고 밥 지어 먹었을 텐데. 아쉬웠다.차를 중국 운전해 왕복 3,000km 여행을 했다. 인생 최대의 장거리였다.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을 한없이 봤다. 저 멀리 달리는 작은 점도 차였다. 그 안에는 사람이 타고 있을 것이다. 우리가 그렇게 작은 존재다.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갈 뿐이고 살아야 한다. 지금 이대로라면 강원도를 피서지로 내세울 수 없듯 네이멍구도 언젠가는 더워질 것이다, 우리는 작은 점 하나인 자연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.가족 모두 탈 없이 건강하게 돌아왔다. 이번 여행에서 그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.#중국네이멍구#내몽고#여행후기#매일글쓰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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